
테니스 엘보 재활이 막막하다면, 이 글이 첫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이전 글에서 통증 부위를 확인했다면, 이번 글에서는 ‘테니스 엘보 재활을 어떻게 시작하고 무엇을 해야 좋아지는지’를 하나씩 정리합니다.
이 글은 지난 글 「팔꿈치 통증, 테니스 엘보만 있을까? 부위별 원인 7가지 자가 진단」 의 후속편입니다.
앞에서는 “어디가 아픈지, 어떤 구조가 문제인지”를 정리했다면, 이번 글에서는 “진짜로 어떻게 관리하고, 무엇을 하면 좋아지는지”에 집중합니다.
1. 테니스 엘보보다 정확한 이름 – ‘외측 팔꿈치 힘줄병’

팔꿈치는 위팔뼈(상완골)와 두 개의 아래팔뼈(노뼈·자뼈)가 만나 만드는 관절입니다. 팔꿈치 안쪽·바깥쪽에 만져지는 뼈 돌기는 각각 내측상과, 외측상과라고 부릅니다.
바깥쪽 뼈(외측상과)에는 손목을 젖히고, 손가락을 펴고, 손바닥을 위로 뒤집는 근육들의 힘줄이 한데 모여 붙습니다. 이 부위 힘줄에 반복적으로 과부하가 걸려 생기는 상태가, 예전에 말하던 “테니스 엘보(lateral epicondylitis)”입니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염증”보다는 “힘줄의 과부하와 회복 실패”가 핵심이라고 보기 때문에, 요즘은 더 정확하게 “외측 팔꿈치 힘줄병(lateral elbow tendinopathy)”이라는 이름을 사용합니다.
테니스 엘보 재활에 가장 많이 거론되는 근육 – ECRB
외측 팔꿈치 힘줄병과 가장 자주 연관되는 근육이 짧은 노쪽손목폄근(Extensor Carpi Radialis Brevis, ECRB)입니다. 이 근육은 크게 세 가지 기능을 합니다.
- 손목 신전: 손등 쪽으로 손목을 젖힙니다.
- 손가락 신전 보조: 주먹을 꽉 쥐었다 폈다 할 때 함께 작동합니다.
- 회외(supination) 보조: 손바닥을 위로 돌릴 때 함께 힘을 보탭니다.
중요한 점 한 가지는, E3 Rehab에서 강조하듯이 “ECRB는 손목의 ‘주요 요골편위(radial deviation) 근육’은 아니다”는 것입니다. 즉, 굳이 요골편위 운동만 따로 파서 할 필요는 없고, 손목 신전·회외·그립 운동만 제대로 해도 ECRB는 충분히 자극된다는 뜻입니다.

2. 왜 생길까? – ‘너무 많이, 너무 빨리’ 부하가 걸릴 때
외측 팔꿈치 힘줄은 우리가 물건을 쥐고, 들고, 비틀고, 타이핑하고, 라켓을 휘두를 때마다 계속해서 부하를 받습니다. 문제는 이 부하의 강도·빈도·총량이 내가 회복할 수 있는 능력(capacity)을 넘을 때입니다.

예를 들어,
- 운동 경험이 거의 없는데, 갑자기 매일 웨이트를 시작했거나
- 회사 일이 한가하다가 갑자기 야근·초과근무로 마우스·공구 사용량이 폭증했거나
- 평소 안 하던 DIY·집안 공사를 일주일 내내 몰아서 했을 때
이럴 때 힘줄이 감당하기 어려운 부하가 누적되면서 외측 팔꿈치 힘줄병이 생기기 쉽습니다. 재활의 목표는 결국 단순합니다.
① 당장은 버틸 수 있는 수준까지 부하를 줄이고
② 점점 강해지도록 체계적으로 다시 올려 주는 것
3. “언제쯤 좋아지나요?” – 자연 경과와 회복 기간

2022년 Ikonen 등의 체계적 문헌고찰에 따르면, 적극적인 치료를 받지 않은 테니스 엘보 환자의 약 90%가 1년 안에 많이 좋아지거나 거의 회복되었고, 그 이후에는 남는 통증과 장애가 매우 적었다고 합니다.
또한 증상이 오래 지속되었다고 해서 예후가 나쁜 것은 아니었고, “오래 아팠다고 해서 수술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빠른 기적의 치료는 없습니다. 최소 3개월 이상 꾸준한 재활을 계획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즉,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시간이 해결해 줄 가능성이 크지만, 운동을 통한 재활은 회복 속도를 조금 앞당기고, 기능과 자신감을 더 빨리 되찾는 방법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4. 테니스 엘보 재활: 수술·주사보다 운동이 먼저인 이유

여러 체계적 문헌고찰을 종합하면,
- 수술: 비수술/가짜수술과 장기적인 결과 차이가 뚜렷하지 않으며, 비용과 위험에 비해 이득이 제한적입니다.
- 스테로이드 주사: 단기 통증은 빠르게 줄 수 있지만, 몇 달 이후에는 운동이나 아무것도 안 한 군보다 결과가 더 나쁜 경향이 반복해서 보고됩니다. 재발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 PRP·자가혈 주사: 2021년 코크란 리뷰에서는 “장기적인 효과를 뒷받침할 근거가 부족하며, 비용과 위험을 고려하면 권장하기 어렵다”고 정리합니다.
통증을 잠깐 줄여주는 보조 수단을 완전히 부정할 필요는 없지만, “핵심 치료”는 결국 적절한 부하 조절과 꾸준한 운동 재활이라는 점을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5. 운동할 때 통증, 어디까지 괜찮을까?

“조금 불편한 정도”의 통증은 허용 범위 안에 있을 수 있습니다.
외측 팔꿈치 힘줄병은 ‘순수 염증’이라기보다 ‘부하-적응 문제’에 가깝기 때문에, 운동 중 약간의 불편함이 있다고 해서 곧바로 힘줄을 망가뜨리는 것은 아닙니다.
E3 Rehab에서는 다음 세 가지 시점을 기준으로 통증을 관리할 것을 권장합니다.

- 운동 중: 0~10점 기준으로 3~4점 이내의 “참을 만한 불편함”이라면 대부분 괜찮습니다.
- 운동 직후: 오히려 “좀 풀린 느낌”이 들 수도 있습니다.
- 다음날: 여기서 통증이 전날보다 뚜렷하게 나빠지면 과부하 신호입니다. 세트·무게·횟수를 줄여야 합니다.
정리하면, “통증 0이 아니어도 괜찮지만, 다음날 확 악화되지는 않도록 조절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6. 일상·운동에서 부하 줄이는 현실적인 방법들




- 헬스장: 풀업·로우·랫풀다운처럼 그립을 많이 쓰는 동작은 리프팅 스트랩을 사용하거나, 기구·머신 위주로 변경합니다.
- 하체 운동: 덤벨 런지·스플릿 스쿼트가 아프다면, 바벨 스쿼트나 레그프레스처럼 손으로 중량을 덜 잡는 방식으로 바꿉니다.
- 테니스·골프: 빈도·시간·강도를 한 단계 낮추고, 이 기회에 코치와 함께 상지 대신 몸통·하체를 더 쓰는 스윙 패턴을 점검합니다.
- 사무직·마우스 작업: 마우스·키보드 높이, 팔꿈치 받침 등을 조정하고 1~2시간마다 짧은 걷기를 넣습니다.
이런 조정은 어디까지나 “잠시 한 발 물러섰다가, 두 발 앞으로 나가기 위한 준비”라고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7. 테니스 엘보 재활 – 필수 3가지 & 선택 3가지 한눈에 보기
결국 테니스 엘보 재활의 핵심은 “필수 3가지 운동”과 “선택 3가지 전략”을 자신에게 맞게 조합하는 것입니다.
| 구분 | 카테고리 | 내용 | 권장 세트·횟수 |
|---|---|---|---|
| 필수 | ① 손목 신전 강화 | 외측 팔꿈치 힘줄의 핵심 기능. 필요 시 손목 굴곡 강화와 짝지어 실시. | 주 3회, 2–3세트 × 8–15회 |
| 필수 | ② 회외(+회내) 강화 | ECRB가 참여하는 회외 운동 중심. 덤벨·막대·망치 등 사용. | 주 3회, 2–3세트 × 8–15회 |
| 필수 | ③ 그립·악력 강화 | 볼·수건 쥐기, 파머스 캐리 등으로 지구력과 전완 전체를 강화. | 주 3회, 2–3세트 × 30–60초 |
| 선택 | ④ 손목 굴곡 강화 | 골퍼엘보 동반이 있거나, 좀 더 포괄적으로 강화하고 싶을 때. | 주 3회, 2–3세트 × 8–15회 |
| 선택 | ⑤ 어깨 근력 강화 | 테니스·골프·야구 등 라켓·투구 스포츠를 하는 경우 특히 권장. | 주 2–3회, 2–3세트 × 10–15회 |
| 선택 | ⑥ 흉추 가동성 & 전신 활동 | 상체 회전이 많은 스포츠, 목·등 뻐근함이 있는 경우에 도움. | 주 2–3회 또는 틈날 때마다, 1–2세트 × 6–8회 |
8. 테니스 엘보 운동 필수 ① – 손목 신전(+굴곡) 강화

자세
- 의자에 앉아 팔꿈치를 90° 굽힌 상태에서, 전완을 책상이나 허벅지 위에 올립니다.
- 손은 테이블 밖으로 살짝 나와 있게 두고, 덤벨·밴드·물병 등 잡기 쉬운 도구를 쥡니다.
진행 방법

- 처음에는 통증이 덜한 범위에서만 위아래로 8–15회 움직입니다.
- 그래도 불편하면, 가장 덜 아픈 각도에서 30–60초 정지(등척성)로 버팁니다.
- 점점 괜찮아지면 손목을 완전히 아래로 내렸다가 끝까지 위로 젖히는 전 가동범위로 늘려갑니다.
손목 굴곡 강화는 같은 자세에서 손바닥이 위를 향하도록 잡고, 손목을 아래로 말아 쥐었다 펴는 방식으로 진행하면 됩니다. 외측 통증만 있다면 굳이 필수는 아니고, 골퍼엘보가 함께 있는 경우에 더 유용합니다.
9. 테니스 엘보 운동 필수 ② – 회외·회내(손바닥 돌리기) 강화

자세
- 팔꿈치를 90° 굽혀 몸 옆에 붙입니다.
- 덤벨·망치·막대 끝을 잡거나, 손잡이 달린 도구를 쥡니다.
- 가볍게 시작하고, 익숙해지면 더 무겁고 긴 물체로 진행합니다.
진행 방법
- 회외(supination): 손바닥이 위를 향하도록 천천히 돌렸다가, 다시 정면 또는 아래로 돌아옵니다.
- 회내(pronation): 손바닥을 아래로 향하게 돌립니다.
- 각 방향마다 2–3세트 × 8–15회, 주 3회를 목표로 합니다.

10. 테니스 엘보 운동 필수 ③ – 그립·악력 강화

악력 운동은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주, 꾸준히”입니다.
- 테니스 볼·라크로스 볼·수건·핸드 그립퍼 등 무엇이든 3–5초 힘껏 쥐었다가 풀기
- 집에서는 파머스 캐리·수트케이스 캐리처럼 덤벨이나 케틀벨을 들고 걷기

11. 테니스 엘보 운동 선택 – 어깨·흉추·전신까지 함께 다루기
1) 어깨 근력 강화 (선택)

- 옆으로 누워 하는 외회전
- 무릎 위에 팔꿈치를 올린 외회전
- 밴드 외회전 및 90/90 외회전
- 스캐션(scaption) – 45° 방향으로 팔 들기
- 프론 엔젤 진행(Prone A·T·Y·Angel)
각 운동을 주 2–3회, 2–3세트 × 10–15회 정도로 가볍게 시작하면 충분합니다.
2) 흉추(등) 가동성 운동 (선택)

- 사이드 라잉 회전: 옆으로 누운 상태에서 위쪽 팔을 뒤로 보내며 상체 회전.
- 앉아서 회전: 두 팔을 뻗고, 한쪽 팔을 뒤로 보내며 몸통을 돌립니다.
- 한발 무릎서 회전: 한쪽 무릎을 세운 자세에서 벽을 향해 상체 회전.
- 딥 런지+회전: 런지 자세에서 손을 바닥에 짚고, 반대 손은 천장을 향해 뻗기.
각 동작을 1–2세트 × 6–8회 정도만 해도 충분한 “리셋” 효과를 느끼는 분들이 많습니다.
3) 테니스 엘보 운동: 생활습관·전신 컨디션 다루기 (선택)



최근 연구들은 테니스 엘보를 포함한 여러 힘줄병이 심혈관 질환, 당뇨, 흡연, 수면 부족 같은 전신 요인과도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합니다.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지금이야말로 다음을 정리할 좋은 타이밍일 수 있습니다.
- 하루에 짧은 걷기라도 자주 하기
- 수면 시간·패턴 안정시키기
- 과도한 흡연·음주 줄이기

12. 테니스 엘보 운동: 보조기(손목·팔꿈치 보호대)는 어떻게 쓸까?

보조기는 “재활의 핵심”이 아니라 “도와주는 조연”입니다.
- 팔꿈치 슬리브·카운터포스 밴드: 일시적으로 통증을 줄여 주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손목 보호대: 움직임을 많이 제한하므로 짧은 기간, 특정 상황에서만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보조기를 쓰더라도 위에서 설명한 부하 조절·운동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하는 것입니다.
13. 테니스 엘보 운동 실전 루틴 예시 – 이렇게만 해도 충분합니다
아래 루틴은 직장인·운동 초보·라켓 스포츠 선수 모두가 기본 틀로 활용할 수 있는 테니스 엘보 재활 예시입니다.
주 3회 (예: 월·수·금)
- 손목 신전 강화 2–3세트 × 8–15회
(+ 필요 시 손목 굴곡 2–3세트 × 8–15회) - 회외·회내 강화 2–3세트 × 8–15회
- 그립·악력 운동 2–3세트 × 30–60초
주 2–3회 (선택)
- 어깨 근력 운동 2–3세트 × 10–15회
- 흉추 회전 운동 1–2세트 × 6–8회
매일
- 장시간 마우스·공구 작업 중간에 5분 걷기 + 간단한 흉추 회전
- 밤에는 수면 시간 확보에 신경 쓰기
14. 테니스 엘보 재활 마무리 – 기억해 두시면 좋은 3가지
테니스 엘보 재활 마무리 – ‘3가지 원칙만 기억해도 충분합니다’
테니스 엘보 재활은 복잡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몇 가지 원칙을 꾸준히 지켜가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마지막으로 꼭 기억하시면 좋은 세 가지를 정리해드립니다.
첫째, 시간은 당신 편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테니스 엘보는 별다른 치료 없이도 1년 안에 크게 호전됩니다. 다만 그 기간 동안 통증 때문에 움직임을 줄이면 악순환이 생기기 때문에, 가벼운 운동과 부하 조절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회복 속도를 높입니다.
둘째, 수술·주사는 마지막 선택지입니다.
스테로이드·PRP 주사는 단기 호전은 빠르지만 재발 위험이 높고, 수술은 비수술과 장기 결과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반면 운동 재활은 비용·위험이 적고 기능적 회복과 재발 예방에 가장 중요한 개입입니다.
셋째, ‘완벽한 프로그램’보다 중요한 것은 ‘꾸준함’입니다.
손목 신전·회외·그립 강화라는 필수 3가지만 지켜도 대부분의 경우 오랜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어깨·흉추 운동이나 생활습관 조절을 더하면 회복 속도는 더욱 좋아집니다. “통증 0”을 목표로 하기보다, 다음날 악화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조금 불편해도 움직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테니스 엘보 재활은 단기간의 스프린트가 아니라, 자신의 속도에 맞춰 조절해 가는 회복 루틴 만들기에 가깝습니다. 오늘 정리한 내용을 바탕으로 본인만의 루틴을 만들어 차근차근 실천해 보세요.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다면 이미 절반은 성공하신 겁니다.치료사나 재활 전문가와 상의해 본인에게 꼭 맞는 강도 조절과 운동 선택을 같이 잡아 보셔도 좋습니다.
오늘 정리한 원칙만 지켜도 대부분의 경우 회복의 흐름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꾸준한 테니스 엘보 재활 루틴으로 충분히 좋아질 수 있습니다.
이번 글은 E3 Rehab의 「Tennis Elbow Rehab」 글과 영상을 바탕으로, 국내 환자분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재구성·요약한 내용입니다.